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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검심 52-76화

 
이번에도 좀 많이 밀렸다; 밀린 만큼 할 말도 많다;

소지로의 과거 회상은 생각보단 괜찮았다. 영상도, 성우 연기도. 하지만 어린 소지로를 단숨에 콱 눌러버리는 게 있으니, 바로 청년 소지로의 목소리다아아아악. 저건 정말 아니라고. 들을 때마다 거만 떠는 꼬꼬마를 보는 것 같아서 짜증난다. 그렇다고 이 미청년이 대놓고 유미에게 '꼬마야'란 소리를 듣게 만들다니, 피디와 역자는 무슨 생각을 한 건가.

유미는 무난..... 하려다가 도중에 잠깐잠깐 신경을 건드린다. 단지 그것 뿐.

카오루는 계속 신경에 거슬린다. 교토편이 끝난 이후로도 주욱.

켄신과 사노스케는 뭐...... 히코 세이쥬로도 흠 잡을 데가 별로 없다. 다만, 교토편이 끝난 후에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등장하는 이 스승님은 술병째 들고 벌컥거리는 폼이 꼭 동네의 난삽한 술꾼같이 보였달까.... 아니... 왕자병이니까 우아하게 술잔에 따라 마시지 않을까 했었는데 그게 아니니까 살자쿵 충격을 좀 받았다. 제작진도 그걸 알았는지 끝에 가서 다시 술잔으로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만, 원전 속 켄신의 과거회상 때 등장했던 스승님도 그런 식으로 술을 마시진 않았다구.

야히꼬는 솔직히 너무 꼬꼬마스러워서 처음부터 별로 달갑진 않았지만, 일단은 설정이 설정이니까 그냥 넘어가기로 했다.

근데.............................

왜 이야기가 원전보다도 더 안습한 스토리로 가는 거냐....................

중간에 쵸우가 다시 등장한 걸로 봐서는 교토편 이후 사건으로 그걸 쓰고 원전의 에니시 건을 회상 전개의 극장판으로 돌린 것 같은데, 차라리 그 얘기들을 극장판으로 돌리고 원전의 에니시를 방영분으로 쓰지, 싶었다[원전에서 쵸우는 에니시 건이 끝나자 경찰의 밀정 짓을 그만 둔다.]. 지금까지 본 느낌으로는, 사이토가 등장한 순간부터 이야기의 전개는 원전의 그것과 거의 일치하게 지나갔다. 다른 잡소리도 없이. 물론, 약간씩 대사가 틀린 것은 있지만, 기본적인 내용전개에는 별 지장이 없으니까 문제될 게 없는데, 문제는 이번 것은 막장으로 추락했던 원전의 마지막보다도 더 막장에 '소드맛스터' 내지는 '해리와 몬스터'급의 스토리였다는 거다.

일본이 네덜란드[화란]와 교역을 시작한 시기가 임란 후 에도 막부 시절부터였으니, 약 300년이 지난 근대일본의 메이지 시대에 와서도 네덜란드 영사가 온다는 것, 그리고 켄신이 네덜란드 영사와 안면이 있다는 설정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물론, 천주교도 전해졌을 테고, 지금도 불교 외에는 타교에 배타적이라는 말을 듣고 있으니 그들도 당시에는 천주교를 많이들 탄압했겠지. 문제는 아마쿠사 쇼고와 막달레나라는 세례명을 가진 그의 누이 유리다.

나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니 잘 모르겠지만, 개신교가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구교에서 분파된 것이니 기본적인 교리는 같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두 종교 모두 신이 되겠다는 말을 하는 종교인이 없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런 쪽은 이단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적어도 개신교는 그렇다] 그런데, 아마쿠사 쇼고는 신이 되겠다고, 본인을 신의 아들이라 칭하고 다닌다는 내용을 보니 헛웃음이 나온다. 그의 여동생 유리의 세례명도, 막달레나란 이름은 막달라 마리아에서 나온 유럽식[혹은 영어식] 이름이라고 알고 있다. 성서에 나오는 막달라 마리아는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시기 전에 그 발에 유향을 붓고 머리털로 닦아내고[그게 유대의 장례 풍습이란다.], 또 그 이전에는 예수님의 말씀을 경청하던 여인이다. 그런데 제작진이 막달레나란 이름의 유래를 알고 그렇게 쓴 건지, 아니면 예수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로 알고 쓴 건지가 불분명하다. 물론, 마리아도 세례명으로 쓸 수는 있나보다.[내 사촌 언니의 세례명이 마리아다. 성모 마리아의 그 마리아인지는 잘 모르지만.] 그러나, 성모 마리아와 막달라 마리아는 분명히 다르다. 천주교에서 높이는 것은 성모 마리아지, 막달라 마리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얘기를 보면 막달레나라는 세례명을 가진 그녀가 성모처럼 행동하고 있다. 물론, 고난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힘쓰라고 가르치는 것은 두 종교 모두 같다. 그러나 세례명의 의미도 불분명하게 쓴 채로 저러는 건 좀 아니지 싶다. 차라리 사노스케에게 본인의 세례명이 어떻게 생겨난 것이고 어떠한 방법으로 그런 세례명을 얻었다고 짧게 설명이라도 해 주는 장면을 넣어서 그녀의 세례명에 대한 의문을 조금이나마 해결해 줄 기미가 보였더라면 좀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그리고, 대체로 천주교 신자들은 가슴에 십자 성호를 긋는데[머리에서 가슴으로, 그리고 좌우 어깨로 한번씩], 여기서는 어찌된 일인지 상하 두 번씩 그리고 좌우 한 번으로 십자 성호를 대신한다. 그게 그들이 갖고 있던 메달리오인지 뭔지에 새겨져 있던 문양과 같은 형식이며, 아오이정의 오키나의 말에 의하면 초기 일본에 있던 천주교 신자들의 상징이었다나 뭐라나. 내가 일본 천주교의 역사를 알 리 없으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내가 어렸을 적엔 불가에 몸담으셨다가 후에 천주교로 개종하신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갖고 계신 묵주는 그렇게 안 생겼다. 그 묵주, 다른 말로는 로사리오라고도 하지 아마. 묵주 끝에는 당연히 십자가가 달려있다. 그런데, 본체는 묵주처럼 생긴 것이, 끝에는 이상한 문양을 한 금속이 달려있고, 그것을 메달리오니 뭐니 하는 것으로 부르니까 뭔가 좀 웃기다. 그리고, 무엇보다 천주교의 총본산인 바티칸이 저런 문양이 새겨진 걸 갖고 다닐 리가 없잖아. 내 눈에는 그 문양은 황도 12궁의 마지막인 쌍어궁의 상징문양 같은데, 과거 로마의 박해가 심할 당시 기독교인들이 쓴 물고기 문양은 저게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영화 '쿼바디스'에 나올 거다.].

게다가, 호칭 문제도 그렇다. 이건 역자가 잘못 알고 한 건지 아니면 그냥 대본 그대로 번역한 건지는 잘 모르지만, '형수'는 남자가 자기 형의 아내를 부를 때 쓰는 호칭이다. 꼭 친형이 아니더라도 사촌형이든, 친구처럼 지내는 형이든, 형의 아내에게 쓰는 호칭은 맞다. '아주버님'은 여자가 남편의 형에게 쓰는 호칭이고. 그렇다면, 보자. 비천어검류와 함께 13대 히코 세이쥬로의 계승자가 될 뻔했던 니시다 쇼헤이[맞나?]는 아마쿠사 쇼고의 어머니에게 '형수'라는 호칭을 썼다. 쇼고와 유리는 쇼헤이에게 '숙부'라고 했으니까 쇼헤이가 쇼고와 유리의 어머니에게 '형수'라는 호칭을 쓰는 것은 맞다.[뭐, 친구나 남동생의 아내에게 쓰는 '제수'를 써도 애들이 그를 '숙부'라고 불러도 크게 이상할 것은 없겠다만.] 그런데, 쇼고와 유리의 어머니는 쇼헤이에게 '아주버님'이란 호칭을 썼다. 남편의 형에게 쓸 호칭을 남편의 동생에게 써 버린 꼴이다. 일본의 가정 내에서의 호칭과 우리나라의 가정 내에서의 호칭이 틀리다면 그건 어쩔 수 없지만, 적어도 역자라면 그 문제는 우리나라의 호칭에 맞게 번역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거기서 쓸 호칭은 '아주버님'이 아니라 '서방님'이다. '서방님'은 남편을 높여[맞나?] 부르는 말이기도 하지만, 집안 내에서는 여자가 남편의 [남]동생에게 쓰는 호칭이기도 하다.

또, 영사의 권한으로 한 나라의 군대를 움직일 수 있는지가 좀 의문. 영사보다는 대사가 더 높지 않나. 대사는 말 그대로 다른 나라에 가서 자국과 그 나라와의 외교나 군사 문제, 문화 교류 등을 맡아서 일하는 사람의 대표인데, 한 마디로 그 나라 대표로 타국에 나가서 사는 사람이라고 알고 있다[일정 기간 동안]. 그래서 대사관은 각국 수도에 있고 지방에 있는 것이 영사관이라 들었는데,  대사라면 몰라도 영사의 권한으로 일국의 군대를 움직인다니, 그건 영사권한을 좀 비약하고 과장한 게 아닌가.... 뭐, 내가 정치나 외교법에 대해 잘 몰라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걸고 넘어질 건 또 있다. '뇌룡섬'이니 뭐니 하는 그 웃기지도 않는 기술. 원전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본 검심 에피소드에서 등장한 비천어검류 검식 중에 비기 '천상용섬'과 그에 준하는 '구두룡섬' 그리고 이단 발도술을 쓰는 '쌍룡섬'외에는 다 '용*섬'으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용상섬, 용퇴섬, 용권섬 등]. 아, 장거리 공격용인 '비룡섬'과 땅 파서 흙 날려 공격하는 '토룡섬'도 있구나. 어쨌든. 내가 그 기술명을 모조리 꿰고 있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기술들은 거기서 말하는 참격이나 발도의 특성에 맞게 이름이 지어졌다. 하다못해, 원전 마지막에서 에니시의 귀를 멀게 하는 '용명섬'조차도, 검을 뽑는 순간 검이 뽑혀 나오면서 생기는 검집과의 마찰음을 뜻하는 기술명이 아닌가. 그런데, '뇌룡섬'이라니, 그걸로 눈이 멀었다는 쇼헤이를 보고 '도대체 어떤 기술이길래?'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켄신과 대결을 펼칠 때 보는 순간 실소를 금치 못했다. 검날을 달빛에 반사시켜 상대방 눈을 멀게 하는 기술이라니, 이보시오, 쇼고씨, 당신, 인간화된 건담 GX9900요? 달빛을 받아 세틀라이트 캐논 쓰는 '기동신세기 건담 X'가 떠올라서 '이거 뭐야, 건담 X 패러디냐 오마쥬냐...'란 생각이 물씬물씬했다. 원전에서도 안 나오는 기술이기에, 이 부분은 원작자도 동의했나보다 싶었는데, 이런 기술일 줄은............... 다른 거 안 하고 그저 검 뽑아서 보름달에 반사만 시키면 되는 기술이라.... 내 생각엔 검을 직접 날리는 '비룡섬'이라든지, 검으로 땅 파서 흙 날려 공격하는 '토룡섬' 쪽이 좀 더 기술명에 맞다고 보는데. 내 보기엔 '뇌룡섬'은 메이지 시대의 '셰틀라이트 캐논'공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런데, 그러고 보니, '용퇴섬'은 사이토가 등장하고 나서 얼마 안 있어 '용추섬'으로 기술명이 바뀌었는데, 위에서 내리치는 거니까 '추락한다'는 의미의 '용추섬'인가? 하지만 원전에는 계속 '용퇴섬'으로 나왔고, 도중에 역자가 ''발도제'가 아니라 '발도재'가 맞는 번역'이라며 고칠 때에도 '용퇴섬'은 그대로였다. 그런데 느닷없이 '용추섬'이라고 하니까, "어? 어? 어?'하다가 지금은 '원전은 '용퇴섬'으로 하고 애니는 '용추섬'으로 하기로 결정 봤나...'하는 생각.

뭐, 이번 사건같은 내용,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13대 히코 세이쥬로 대신 다른 사람이 13대로 이름과 검술을 전수받는다는 내용, 있을 법도 하다. 그러나 내 생각엔 그걸 외전-극장판으로 돌리고 원전의 에니시 건을 방영분으로 만들어도 충분했다고 본다. 앞으로 남은 에피소드 숫자를 생각하면. 뭐, 이제야 든 생각이지만, 나를 포함한 많은 '검심' 독자들은 '교토편'까지만 좋았다고들 한다.[근데, 그게 애니에서도 적용될 줄이야....] 켄신이 주장하며 휘두르는 불살을 검과 카오루의 카미야 활심류는 내용이 전개되면서 나름대로 그게 존재할 이유 혹은 사명이 되었으니 말이다. 켄신의 여정도, 나그네로서의 삶도,  '교토편'을 마치면서 모든 것을 종결했으니까 교토에서의 싸움을 마지막으로 갈무리했어도 괜찮았다. 문제는 거기서 안 끝내고 이완보로 또 다른 불씨를 예고하고 나중엔 그걸로 다른 등장인물까지 사적인 집안 싸움에 말려들게 하는 내용으로 전개하니까 켄신이 시시오와 싸우기 위해 교토까지 오면서 떠들어댄 '불살의 검'과 그 정의가 방향을 잃어버렸다고 할 수 있겠다.[더불어, 사이토의 '악즉참'까지 그렇게 만들고 으르렁대는 라이벌을 친구니 뭐니 하는 말로 둔갑시켜 버리다니.....] 켄신의 과거에 대해 얘기하려면, 이완보를 통해서 또 다른 불씨를 만들지 말고, 아예 에니시를 십본도에 넣어서 거기서 한 큐에 해결해 버리지 번거롭게 왜 따로 분리해서 구구절절 눈아프고 입프고 손아프게 떠들어대냔 말이다. 누이 토모에의 약혼자는 유신지사였던 켄신의 칼에 눈 감은 막부 쪽 무사고, 누이 토모에도 유신지사에게 죽임당했고, 어차피 시시오에게 대어 준 전함 '연옥'은 자기가 사 준 거라며. 유신정부를 미워하고 켄신에게 복수를 다짐하고 있었다면, 꼭 이완보[일행 중 다른 놈]를 시켜서 예고장을 보내지 말고 차라리 본인이 직접 들어가면 되었을 텐데 말이다.  어차피 교토가 켄신의 과거와도 연관되어 있는 땅이라면, 귀찮게 따로따로 다루지 말고 한 번에 끝내고 마지막에 토모에의 묘에 성묘하고 도쿄로 돌아가는 걸로 끝냈으면 별 욕 안 얻어먹었을 텐데 말이다. '교토편'까지는 잘 지켜오던 '불살'의 대의명분을 마지막에 가서 사감으로 홀라당 말아먹는 전개라니.... 아니면, 너무 복잡해질 까봐 일부러 그렇게 따로따로 떼어놓은 건가? 하지만 그 결과 배는 정박할 곳을 지나 산으로 가고 말았다.

얘기가 잠시 다른 데로 샜는데, 아무튼 내 느낌은 그렇다. 원작도 막장이었지만, 이번것도 못지 않게 막장이라고. 아무래도 쇼고의 입에서 시시오 얘기가 나오고 쵸우도 아직 경찰의 밀정으로 있는 걸 보니[사이토는 안 나온다ㅠㅠ], '교토'에서의 얘기가 끝나고 에니시를 만나기 전까지 있었던 일을 얘기하려는 것 같지만, 13대 히코 세이쥬로의 이름과 함께 비천어검류의 계승자가 될 뻔했다는 남자의 얘기 자체는 충분히 그럴듯 하고 흥미로웠다. 단, 극장판 용으로. 방영분으로는 어울리지 않았다.

근데, 그럼.... 여기서 건진 건 사노스케의 첫사랑 정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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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ushroomy | 2008/05/23 15:57 | Infinite Imagination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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