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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날 어디에 가두었는지 이제 알겠다.

 
저는 '그림쟁이' 가 아닙니다. 안티에고이스트님 트랙백

그 동안 나는 연필로만 '예쁘게만' 그리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

흠집 하나 없고, 틀린 데 한 군데도 없고, 지우개질로 탄소막대 번진 상흔 없이 완벽하게 이쁘고 정교한 그림.

그러나, 막상 그렇게 그림을 그리다 보면 '이게 아냐'를 얼마나 수 없이 외쳤던가.

다른 사람의 그림을 보면 단순한 낙서 같은데도 멋지게 보인다.

정말 심혈을 기울인 건 더할 나위 없지만, 같이 모델 보면서 신문용지에 습작한 것들을 보아도 멋져 보이고, 내 것은 하등 못나 보이곤 했다.

집에서 혼자 그리다가 내 보기에 잘 나왔는데, 막상 다른 이들과 같이 펼쳐놓고 나란히 보면 또 다른 이들 것이 더 좋아 보여서 남의 떡이 더 커서 시샘하는 그런 느낌도 들 때가 있었다.

그런데, 이번 두 번째 스케치북 과제를 할 때에는 펜으로도 막 갈기고, 어떤 건 나름 색연필로 칠도 해 보기도 하면서, 틀린 데가 있어도 그냥 무시하고 넘어가기도 했다.[펜의 경우, 틀린 데는 수정불가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훨씬 더 자유로워진 느낌이다.

더욱 자유롭고 살아있는 그림을 그리는 듯한 느낌.

그때 나는 깨달았다.

그림은 '이쁘게"만"' 그린다고 그림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물론, 그렇다고 장난질처럼 그려서도 안 되겠지만, 적어도 나 자신을 저런 강박관념 속에 묶어 놓지는 말아야지.

독자들의 시선에 의해 글의 평이 갈리는 것처럼, 그림도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른 평이 나온다는 말은 맞다.

그림을 보는 사람도 각자 나름의 사상과 주관의 시선을 가지고 보는 것이니까.

그래도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아직 다른 이들의 테크닉에 기가 죽는 내 모습을 보면 난 아직 더 수행해야 할 것 같다.[여러 의미로]

플스)지난번에 Drawing 프리젠테이션 때, 반 고흐로 초기 인상파 화가들을 다루면서 가장 중요한 것을 얘길 안 했다. 렘브란트나 카라바지오와는 달리, 이들은 '시간에 따라' 명암을 표현했다는 것을. 하긴. 금주엔 자동차며 전화기며 인터넷 때문에 아버지한테 들볶여서 셀폰으로 항의 전화나 고쳐 달라는 전화 해 대느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으니.....

by Mushroomy | 2006/03/05 02:56 | Mushroomy's Work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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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양파소년 at 2006/03/05 20:58
하긴, 나도 그동안 너무 그림이니 글이니 하는 것들에 대해 빡시게 생각해 왔던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편하게 생각하자니 내 처지가 한심하고 뭐 그렇다... .. .
Commented by Mushroomy at 2006/03/06 14:23
그래도 난 아직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강박관념 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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